교토역 근처에서 먹은 소유라멘.

이 곳도 역시 15분정도 줄서서 기다렸다.

일본은 인구가 우리보다 2.5배 많아서 그런지 조금만 유명하다고 하면 줄을 선다.

그렇다고 지나다니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기본 매너라고 해야하나 기초질서의식이라고 해야하나 거의 강박관념처럼 잘 지킨다.


일본 라멘하면 하카타 지역의 돈코츠라멘을 떠올리게 된다.

나 또한 돈코츠라멘으로 일본 라멘을 입문했다.

가장 무난하고 실패확률이 떨어지는 라멘종류가 아닐까.

소유라멘은 간장을 기본 소스로 한다.

그래서 특유의 돼지 꼬리꼬리한 내음이 안난다.

깔끔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괜찮은 맛을 낸다.

돈코츠가 지겹다면 한번 도전해 보시라.

양은 생각보다 많다.

면이 정말 많다.

어릴때 들었던 일본의 식문화는 조금씩 적게 먹는다고 했었는데.

세월이 지나 변화했는지 아니면 애초에 카더라 방송이었는지.

우야튼 양은 정말 많았다.

금액은 900엔정도 했다.


부산 송정에 자주 가는 일본 라멘집이 있다.

8년째 단골인데 사장님이 라멘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자가용이 있다면 시간내서 갈만한 라멘집이라 생각한다.

호타루 라멘.




교토 철학자의 길을 걷다 발견한 목조주택과 벚꽃.

그릇을 팔고 있었던 곳.

3월 중말쯤이어서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하여 만발의 느낌이 없다.

이점이 가장 아쉽다.

우리나라보다 밑에 있으니 부산보다는 조금 일찍 피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예상으로,

벚꽃여행이 벚꽃을 많이 못 보게 되었다.

이제 벚꽃구경은 무조건 4월로 하리다.


일본의 목조주택은 참 간결하다.

어떨 때는 무미건조해 보이기도 하지만,

참 그 멋이 있더라.

한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대식과 잘 어우러진다라고 할까.

아파트 밀집지역보다 이런 목조주택들이 도란도란 있는 곳이 좋다.

초고령사회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라시야마역에서 도게츠교쪽으로 쭈욱 오면 강건너기 전에 나오는 오뎅집이 있다.

가게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난다.

구경하다가 배가 출출해서 하나 사먹어 본 곳.

어묵안에 치즈가 들어 있고, 그 어묵을 유바로 감싸서 튀겼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타입이다.


겉은 엄청 바삭하고 안은 아주 부드럽니다.

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가격은 300엔 쯤 했던것 같다.

우리나라에 1,500원에 팔면 잘팔릴것 같은데....

유바를 손쉽게 구할수 없겠지?

아무튼 일본의 다양한 디저트류는 부러울 뿐.


30분 넘게 줄을 선 뒤 만난 우동님.

원래 이 우동집 옆 가게인 야마모토멘죠의 우동집을 가려 하였으나,

가는 날이 휴무일. 그래서 그냥 옆집도 줄을 많이 서길래 섰음.

사실 이 줄이 야마모토멘죠가게 기다리는 줄인 줄 착각했긴함.

결론은 두 곳다 다 맛집인 걸로 판단.


일본의 줄서기 문화는 참 독특하다.

대형이 흐트러질만한데도, 주인장이 컨트롤 하지 않아도 자생적으로 줄이 만들어진다.

줄이 엄청 길어도 가게 안은 신기하게도 조용하다.

종업원이나 주인장이 서두를법 한데도, 고객들이 여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절제미를 보여준다.

음악도 잔잔한 클래식 피아노소리가 나온다.

그래 음식에도 소리가 중요하지.

우동과 피아노 은근히 잘 어울리는데?




교토 근교 아라시야마에 있는 % Arabica 카페.

일본의 느낌이 많이 나는 심플함이 돋보이는 곳이다.

가게 로고 또한 깔끔하다.

색상은 화이트와 나무색 그리고 커피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 스테인리스도 있구나.

깔맞춤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 공간.

주인장의 성격과 삶의 태도가 보인다.

워낙 손님들이 많다보니 가게 안에서 차분히 커피를 마실 수 없다.

무조건 테이크 아웃으로만 가능 한 곳.

그래도 좋다. 

그냥 이런 심플함과 깔맞춤이 마음에 든다.


커피 맛은 기억이 없다. 단지 카페라테 챔피언이 만들어주는 라떼아트의 특별함을 못느낄 정도로 공간만 기억이 남는다.



​​​





병신년 삼월 이십며칠쯤.
야사카신사를 둘러보고 내려왔다.
마치 90년대 일본의 모습은 '이렇다' 할 정도로 아날로그적이다.

dslr로 찍었으나 우리는 늘 아날로그를 그리워한다.
감성에 메말라 하며, 그런 모습을 기억하려 애쓴다.
디지털의 시대에서 아날로그의 시대를 보고싶다.
교토의 시죠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그래서 좋다.


+ Recent posts